오장환님의 고향앞에서
흙이 풀리는 내음새
강바람은
산짐승의 우는 소릴 불러
다 녹지 않은 얼음장 울멍울멍 떠내려간다. //
진종일
나룻가에 서성거리다
행인의 손을 쥐면 따뜻하리라. //
고향 가까운 주막에 들러
누구와 함께 지난 날의 꿈을 이야기하랴.
양귀비 끊여다 놓고
주인집 늙은이는 공연히 눈물지운다. //
간간이 잣나비 우는 산기슭에는
아직도 무덤 속에 조상이 잠자고
설레는 바람이 가랑잎을 휩쓸어 간다. //
예제도 떠도는 장꾼들이여!
상고(商賈)하며 오가는 길에
혹여나 보셨나이까. //
전나무 우거진 마을
집집마다 누룩을 디디는 소리, 누룩이 뜨는 내음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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